- 나는 MBTI를 신뢰하고 있다. 워낙에 어렸을 때부터 호불호가 확실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형 검사만 했다 하면 늘 그 INTJ 유형이 나왔다. 요즘 말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봐도 그 유형이었던 것이다. 일자눈썹 할아버지. 물론 아무리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만들어진 검사라도 예외는 반드시 있다. 따라서 유형만 가지고 사람을 나눈다던가 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처음 만난 상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면 시도 과정에서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인 것이다. 맹신을 우려하는 내용의 인터넷 기사들도 많은데 온전히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 쓰인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내 블로그에 올리는 MBTI 글들은 전부 내 표본인 INTJ 특징에 근거해서 쓰고 있다. 다른 유형의 사람들은 내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관심없다는 쪽에 더 가깝다) 모르는 유형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 정도로 MBTI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구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므로 이번 50가지 문답은 그냥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MBTI 50 문답
- 50가지 문답을 다 하기엔 의미도 없고, 글쓰기를 할 만한 적당한 소재거리가 아닌 질문들도 있는 것 같아서 몇가지를 제외하고 10가지 질문만 추려서 답을 해보기로 했다.
- 서식 파일에는 50가지 질문이 모두 들어있으므로 안심하시라.
01. 내 이상형 중 특이한 조건을 말해보자면?
최근에 친구랑 대화하다가 나온 말인데, 유난히 맹구상을 좋아하는 것 같다. 3자의 입장에서 그동안 좋아했던 사람들을 모아보면 순하게 생긴 매운맛을 좋아하는 듯 (성격이 맵다기 보단, 자기 분야에서 미칠 듯한 열정과 천재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귀엽지만 진지한 사람 정도. 내게 없는 모습을 상대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추가된 조건이 하나 더 있는데, 내 페르소나를 깨부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INTJ들이야 말로 페르소나를 밥먹듯이 쓰고 벗는 사람들인데 진실된 스스로의 모습은 사회에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없다. 숨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이미지고 나발이고 보여줄까 싶지만 밖으로 나가면 페르소나는 자동적으로 씌워진다. 내 의지가 절대 아닌 것이다. 실제로 INTJ들의 우울은 그 괴리감으로부터 온다고 한다. 사회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괴리감으로부터 오는 우울과 스트레스로 인내심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그런 페르소나마저 쉽게 벗겨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 것이다.
INTJ 특 : 똑똑하고 확고한 가치관이 있으며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사람
02. 살면서 놓쳤던 인연 중에 한 명을 다시 잡을 수 있다면 누굴 잡을 것인지?
내가 놓치고 싶어서 놓쳤던 인연은 단 한 번도 없었으므로 잡을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03. 내가 태어나서 가장 열정적으로 배운 것은?
중학생 때는 생물을, 고등학생 때는 우주와 지구에 대해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지구과학을 굉장히 좋아했다. 시험에서 많이 틀려봤자 1, 2개였는데도 기대치를 벗어난 과목 공부는 제껴두고 그 1, 2개가 왜 틀렸는지 미친놈처럼 매달렸다. 열정이 과해서 현재 직업은 생명분야이며 아직도 출퇴근하다 달 옆으로 반짝이는 것이 금성인지 화성인지 목성인지 홀로 유추하고 맞춰본다.
INTJ 특 : 우주과학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공상도 우주에 대한 고차원적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
04. 주변 사람을 덕질해본적이 있는지?
전혀 없다. 덕질 당해본 적은 있는데 상당히 피곤했다(...) 내 주변 인간들이 어떤 인물들인 뻔히 아는데 덕질을 왜 해.
INTJ 특 :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를 덕질해본 적이 있는지 물어야 될 것이다.
05. 나는 몰랐지만 남이 말해줘서 알게 된 나의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늘 잔잔하게 화가 일렁이는 상태이며,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이 버럭이나 까칠이 일 것이다' 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세상이 썩 합리적이지도 않고 되려 비효율적이며 공정하지 않다는 걸 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텐데, 이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다. 내 불만도 초기에는 그런 것들로부터 파생되었으니까. 그러나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대체로 예민하기 때문에 그런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상 속에서도 극소노부터 시작한다. (발생빈도 항상)
06. 우울할 때 하는 행동은?(구체적으로)
잔잔하고 무거운 노래를 들으며 더 깊은 우울의 수렁 속으로 빠져든다. 글을 쓰기도 한다. 사실 그런 상태일 때, 글이 더 잘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감정의 파도를 묘하게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07. 나는 나 자신을 많이 알고 나 자신과 친하다고 생각하는가?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아니 실은 자면서도 생각할 정도로 생각 중독이다. 속으로 말이 많기 때문에 안 친하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나 자신과 스스럼없는 사이는 절대 아니다. 칭찬이나 격려보다는 채찍질과 비하를 많이 했다. 나 자신에게 좀 미안해하고 있는 중이다.
08. 절대 잊지 못할 인생의 썅놈은?
지금 함께 일하고 있다(...) 심지어 상사라는 건 안 비밀.
여기에 관련해서 유튜브 영상을 챙겨봤는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직장인 INTJ분들이 계시다면,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 돈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스트레스의 근원이 여기 있다. (능력이 의심스러운 상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상한 직장 동료들 그리고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식들까지) 영상도 영상이지만 달린 댓글 중에 인상 깊은 내용도 있었다.
지나가던 INTJ 한 분 :
상사고 선배고 윗사람이건 거기에 걸맞지 않게 행동하면 대접따위 바라지 않는 게 좋다는 게 ITNJ 생각.
내가 충성하고 책임질 사람은 직접 고른다는 게 INTJ 생각.
결론 : 모든 직장인 INTJ 분들, 우린 모두 같은 것으로 힘들어하고 있고 충분히 그 마음 이해하고 있으니 힘내시라.
09. 내가 좋아하는 글귀나 노래 가사는?
하나두(Feat. Zion.T) - 염따
LOL - 소코도모
daily로 듣고 있는 플레이리스트에 두 곡 다 들어가 있다.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중요하게 보는데 두 곡 전부 비트도 좋고 가사도 너무 와닿는다. (가사는 아쉽게도 저작권 문제로 적을 수 없다)
10. 장래희망이나 직업 말고 내가 원하는,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돈을 좀 모은다면, 내가 원하는 곳에 쓰고 나머지는 필요없으니 좋은 일에 투자해보고 싶다. 유기견 사업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들을 돕고 싶어도 내가 후원하는 금액이 오로지 그들에게 돌아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결국 누군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할 수 밖에 없겠구나 했다.
- 여기까지 10가지 정도 질문을 추려서 답변을 해봤는데,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던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흥미도 있어도 좋았던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을 타는 질문이 없지는 않았지만 MBTI 문답답게 각 유형 특성별로 색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좋은 질문들도 섞여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나면, 한 번 해보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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